쓰레기 더미에서 핀 청소부의 '비망록'
[노컷뉴스 2005-03-10 18:57]
대학에서 청소일을 하며 70의 나이에 책을 펴낸 기세일씨.
대학에서 청소일을 하는 칠순 미화원이 교수나 학생들이 버린 책을 읽으며 그 가운데 좋은 구절을 모아 책을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조선대 치과대학에서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70살 기세일씨로 책 제목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적어두는 책자"라는 의미에서 "비망록"이라고 지었다. 기씨가 펴낸 비망록은 조목조목 가슴에 와 닿는 글귀들을 상식과 금전,우정과 건강,신앙, 삶과 도덕, 애정, 행복 등 7개 장으로 나눠 묶었으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은 "당신"등 직접 쓴 글도싣고 있다.
명사나 학자들 명언 주운 펜으로 복사지 이면지에 적어…3천매 분량
광주광역시 광산구 임곡에서 태어난 기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만 겨우 마치고 지난 1992년부터 조선대에서 청소하는 일을 맡아왔다.
기씨는 처음에는 라디오를 들으며 좋은 글귀 등을 적어오다 교수나 학생들이 버린 책들을 접하면서 명사나 학자들의 명언을 역시 주운 플러스 펜으로 복사지 이면지에 적어 책을 내게 됐으며 지금까지 정리한 원고가 3천매 분량이 됐다.
기씨는 당초 이 원고를 자녀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복사본으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치과대학 교학팀장의 권유로 책을 엮어 지난 8일 자신의 칠순연에서 가족친지들에게 나눠줬다.
기씨는 "책을 낼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대단한 용기를 냈다"며 "기왕에 연필을 손에 잡은만큼 언젠가는 책을 직접 쓰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CBS광주방송 김삼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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