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장 가는 길 / 奇德文 (淸谷 宇德)
아버지 헛기침 소리에
새벽이 열린다
며늘아기가 후닥닥 일어난다
정안수를 길어와
부뚜막에 떠놓고
두 손 모아 무탈을 빌고 있다
아버지는 쇠죽을 쑤시고
소 등어리를 쓰다듬어 준다
소가 눈물을 보인다
음매음매 나지막이 운다
깜깜 새벽에
별빛을 등불 삼아
소를 몰고 먼길을 나선다
풍경소리 처량하고
이슬에 옷이 젖는다
우시장까지는 30리 길
대황강을 끼고도는 신작로 길
가끔 트럭만 흙먼지 날리며
덜거덕거리며 도망을 간다
소는 큰 눈을 껌벅거리며
거품을 내며 터벅터벅 걸어간다
바짓가랑이가 후줄근하게 젖어있다
한복 입은 사람들이
뒤뚱뒤뚱 이고 지고
하염없이 걸어간다
우시장 가는 길.
♡1960년대에 소 팔러가는 농촌 풍경이다.
그때 우리 아버지들의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청곡 기우덕(덕문--곡성)
* 경자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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