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떡국 / 기덕문(淸谷 宇德)
할아버지는 떡국을 먹고 싶지 않다
머리가 더 희어질 테니
허리가 더 구부러질 테니
손주 녀석은 얼른 떡국을 달랜다
어서 학교에 가고 싶다
어서 이쁜이와 놀고 싶다
잔뜩 부른 배를 내려다 보는 며늘아기도 얼른 떡국을 먹고 싶다
어서 꿈둥이를 만나보고 싶다
어서 꿈둥이를 안겨드리고 싶다
참새들도 짹짹짹 눈 쌓인 돌담 위에서 떡국을 먹는다
설날 아침 떡국은 불티가 난다
마루 밑에 신발이 수북하다.
♡ 설날 아침에 온 가족이 모여서 떡국을 먹는다.
나이를 먹는다.
같은 떡국인데 의미는 제각각이다.
그래도 설날 아침은 즐겁고 웃음소리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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